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약대, 약사 이야기

신규 약국 개국 실패 경험담 교훈, 인테리어 고려 사항

by 약사조90 2024. 4. 2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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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난 글에서는 신규 약국 개국에 대해 자세히 알아보았는데요~ 

이번 글에서는 저의 가슴 아팠던 개국 실패담에 대해 나눠보려고 합니다. 

그 과정에서 정말 잠 못 드는 밤들이 많았고, 돈도 많이 날렸지만 얻은 교훈도 있었어요. 

이번 글에서는 제 실패담과 교훈에 대해 나눠볼게요. 지극히 제가 배운 관점에서 쓴 글이니 참고해 주세요!

신규약국개국

 

약국 자리 선정

지난 글에서도 다뤘지만, 약국 자리 선정이 제일 중요한 건 누구나 아시겠죠. 

저도 입지 선정이 중요한 것은 알았지만, 약국이 어떤 과와 붙어있는지가 얼마나 중요한지 간과했었어요. (지금 생각하면 정말 당연히 고려했어야 하는 부분인데 말이죠..) 

 

캐나다 약국은 단골 개념이 크게 자리 잡고 있어 손님들이 몇십 년간 같은 약국을 사용하고, 또 병원과 약국이 붙어있어야 한다는 개념도 없어서 진료 과에 대한 중요성을 잘 몰랐어요. 또 다른 점은 캐나다는 아플 때 각각 다른 과를 가는 것이 아니라, family doctor(주치의)를 찾아가죠. 이비인후과, 소아과 등은 진료의뢰서를 받고나서 갈 수 있어요.

 

아무튼!

저의 경우는, 함께 입점하는 병원이 '외과'였고, 외과는 말 그대로 외과 진료(수술, 시술) 등이 주를 이루기 때문에 처방전이 많이 안 나오는 것 같아요. 다만 정형외과, 신경외과 등의 '외과'는 평균 처방일 수가 길어서(일주일~한 달) 조제료가 약간 더 이득인 면이 있어요.

이 모든 것은 의사의 성향에 따라 모두 달라지긴 해요. 예를 들어 시술 이후 통증약을 처방해 줄지 말지는, 의사에게 달려있어 이에 따라 약국 수입이 달라질 수 있겠죠. 제가 경험한 바로는 약국과 같은 건물의 병원으로 '외과' 하나로는 어렵고, 메인 진료과로는 다른 진료과가 꼭 있어야 한다고 생각해요.

 

우리가 병원 갔을 때를 생각하면, 어느 과를 갔을 때 처방전을 하나는 꼭 받아 나오나요?

치과는 아니죠? 사랑니 발치 등을 했을 때나 소염진통제, 항생제 처방전을 받아 나오죠.

그럼 내과, 소아과, 이비인후과는 어떤가요? 대부분 처방전 하나는 들고나와 근처 약국으로 향하죠.

이렇듯, 진료과의 특성을 잘 파악하는 게 중요합니다. 아래 기사글에서 진료 과에 대한 자세한 내용을 다루고 있으니 정독해보세요. 

 

내과? 정형외과? 내게 맞는 약국은 주변 진료과와 궁합 맞아야 - 히트뉴스

이제는 약국을 하려면 \'약국만\' 볼 수는 없다. 가까운 의료기관이 어디인지, 그 의료기관의 특성이 어떠한지에 따라 내 약국의 모습도 달라진다. 의약품으로 환자를 치료하는 내과, 이비인후과

www.hitnews.co.kr

 

월세 및 관리비

월세는 고정비 중 가장 큰 비중을 차지하기 때문에, 제일 주의해서 보셔야해요. 주위 약국의 월세를 직접 알아보시는 것도 방법이겠고, 예상되는 처방전 개수에 따라 다른 약국들은 월세가 어떻게 되는지 알아보시는 것도 방법이에요. 

예를 들어 소위 잘나가는 병원과 인접해있는 약국의 월세가 ㅇㅇㅇ만원이라면, 우리 약국은 얼마를 받는 것이 적정한지 알수 있겠죠. 

특히 신규 약국의 경우에는 렌트프리 기간을 논의하시는 걸 권고 드려요. 약국이 자리 잡기까지 보통 1년 정도 걸리는데, 그중 3-6개월 렌트프리를 받아놓으면 부담이 훨씬 덜 하겠죠? 계약서 서명 전에 꼭 논의하셔서 계약사항에 포함해 주세요.

흔히 간과할 수 있는 부분이 관리비인데요. 관리비도 월세와 같이 고정으로 나가는 비용이니, 관리비가 적정한 수준인지, 어떤 '관리'가 포함인지(약국 손님도 이용 가능한 화장실 청소 등) 확인해 보세요. 

 

인테리어 고려 사항

들어가고 싶은 약국 인테리어는 보통 어떤가요? 제가 인테리어 하며 느낀 점들을 공유해 봅니다. 

  • 전구색: 약국이 어둡거나 안이 잘 안 보이면 잘 안 들어가게 되더라고요. 주백색 등으로 밝게 해주시는 걸 추천합니다. 
  • 바닥 색: 마찬가로 바닥도 밝은색이어야 분위기가 밝아지겠지만, 잘 더러워질 수 있어서 이 부분은 취향껏 하시면 될 것 같아요. 
  • 투약구 크기: 투약구는 대부분 처방전만 왔다 갔다 하는 '구멍'이라 작게 내는 게 좋은 것 같아요. 크기가 너무 크면 조제실 안쪽에 다 보이기 때문에 추천하지 않아요. 저는 설계를 잘못해서 크게 냈는데, 나중에 커튼으로 가렸어요. 

약국-투약구
약국 투약구 위치 및 크기

 

  • 조제실 안쪽 수납: 조제실 안쪽에 조제용 약 수납장 중에 제일 많이 쓰이는 약은 메인 조제 공간 바로 앞쪽에 설계하는데, 이때 수납장을 좀 낮게 해주시는 걸 추천드려요. 약을 계속 넣었다 뺐다 하면 어깨가 많이 아파서.. 최대한 아래로 해주시는 게 좋아요.
  • 정수기 자리: 이전 글에서 언급했던 것처럼 아이들이 쉽게 손 닿을 수 있는 곳보단 위쪽에 설치해 주세요. 그래야 온수 화상 위험을 줄일 수 있어요.
  • 냉장고, 온장고 자리: 요즘엔 냉장고를 밖에도 하나 둬서 손님들이 비타민 드링크를 직접 고르고 가져가실 수 있게 하더라고요. 개인 취향에 따라 결정하시면 될 것 같고, 이와 별개로 조제실 안쪽에는 필요에 따라 조제용 약품 냉장고를 따로 구비해 놓으셔 야해요. 냉장고 자리, 온장고 자리 고려하셔서 약국 인테리어 시 포함해 주세요.
  • ATC 자리: ATC 모델 규격 확인하셔서 자리 확보해 놓으세요. 신규 약국 오픈하시면서 바로 ATC 구매를 하실 수도 있지만, 약국이 자리 잡기까지 구매를 미루시는 분들도 있어서 ATC 자리 잊지 말고 생각해 놓으세요.
  • 금고 자리: 보건소 지침에 따라 향정은 잠금장치가 포함된 장소에 보관, 마약류는 이중잠금장치가 있는 금고에 보관하셔야 해요. 금고 자리 확보해 주세요. 
  • 프린터/복합기 자리: 처방전 복사, 스캔을 위한 복합기 자리는 넉넉하게 내주세요. 뒤로 들어가는 선도 여러 개고, 종이를 뺐다 꼈다 해야 해서 자리가 넉넉한 게 편하실 거요. 

약국-복합기
약국 복합기

  • 멀티탭: 포장기(찍순이), 분쇄기, 충전기 등 전기 필요한 게 많으니 멀티탭 구비해놓으세요! 
  • 전등 스위치: 스위치는 출근/퇴근 시 용이하게 하기 위해 출입문 쪽에 설치하시는 걸 추천해요. 

이상 오늘은 제가 개국하며 배운 점들을 정리해 보았습니다. 

개국 준비하시는 분들 모두 힘내세요! 

 

 

신규 약국 개국 절차 및 일정 - 해외 약대 출신 약사의 개국 실패 교훈 1편

캐나다 약대를 졸업하고 나서, 한국에서 취직해 약 5년 정도의 제약회사에 다녔습니다. 5년쯤 되니 약국 개국에 대한 생각이 슬슬 생기더라고요. 그래서 도전하기로 마음먹고, 아무것도 모르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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